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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 피해자 변호사선임 시 고려할 것

불편한 형사소송 이야기

by LEGALMIND-LAW 2020. 9. 2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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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성추행을 당했다면?

불미스러운 일이지만, 만약 이런 일이 생겼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성추행은 사실 굉장히 흔히 발생합니다. 고의를 가지고 일부러 신체 접촉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게임 중 벌칙이나 장난이란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벌어지기도 합니다. 최근 한 여성이 술에 취해 자신의 핸드폰으로 옆에 있던 남성에게 일명 ‘X침’을 했는데 이 또한 성추행이란 판결이 있었습니다. 장난으로 한 일도 상대방은 성추행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거죠.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어쩌면 액땜했다, 재수가 없었다고 여길지도 모릅니다.

또는 예전에는 그저 흔한 일이었다 여기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미 ‘미투(Me Too)’를 경험했고 점차 성추행에 대한 인식, 처벌도 강해지고 있습니다. 자, 그럼,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실 건가요? 1번, X밟았다 생각하고 참는다. 2번, 적정한 처벌과 보상, 사과를 받는다. 그런데, 2번을 선택한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효율적 접근: 모든 일에는 절차가 있다

앞서 말한 성추행의 정확한 법률 용어는 강제추행입니다. 강제추행은 강제로 겁을 주고 추행을 하는 것 외에도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끼는 행위를 포괄하는데요. 러브샷을 권하거나 흔한 장난이라 여겼던 'X침‘이 강제추행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동성 간에도 해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는가’ 여부입니다. 그러니 원치 않는 스킨십으로 수치심을 느꼈다면 강제추행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다고 해서 바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찰 고소 -> 검찰 -> 기소 -> 재판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거치게 되는데요. 물론, 그 사이 피의자와 합의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문 지식이 없이 이 모든 과정을 피해자 혼자 담당하기는 벅찹니다.

사실, 너무 어렵죠. 솔직히 고소와 고발, 고소와 기소란 단어 자체도 헷갈리고 낯섭니다.

일반인들로서는 법률 용어가 어려운 건 창피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입니다. 하나, 법률 용어조차 모르는 상황에서 전 과정을 진행하기는 꽤 힘이 듭니다. 말 그대로 전문 분야니까요. 당연히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만약 변호사를 선임했다면 고소 전후, 상담을 통해 조언을 들을 수 있고 모르는 말과 복잡한 절차도 충분히 설명 들을 수 있습니다. 고소부터 진행을 대리해 주니 복잡한 과정을 일일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어서 효율적인 셈이죠.

#정서적 접근: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한다

강제추행이 피해자의 진술에 무게를 두기는 하지만 사건을 수사, 판결하는 입장에서는 양측의 입장을 고루 들어야 합니다. 결국 피해자는 때때로 피의자를 대면해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피해자로서는 불쾌한 일입니다. 어쩌면 트라우마가 된 순간을 또 한 번, 혹은 여러 번 마주해야 하니까요. 시간적, 감정적으로 낭비일 수밖에 없습니다. 가해자 측에서는 당연히 합의를 원할 테죠. 그 과정에서 낭비되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마음도 편치 않을 테고, 그 과정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변호사를 선임한다면 당연히 이 모든 일들을 변호사가 담당합니다. 피의자나 그의 대변인을 만나지 않을 수 있기에 보호받으며 모든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심리적인 면에서 보다 안정적일 수 있는 셈입니다. 그러니 강제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건 전문적인 조력뿐 아니라 안정과 보호라는 울타리를 제공받는 일이기도 합니다.

#합리적 접근: 증거를 찾아라

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추행을 당했고 그로 인해 수치심을 느꼈다‘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게 꽤 힘이 듭니다. 대개 강제추행은 피해자와 피의자, 단둘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피해자가 술에 취했거나 잠이 들었을 때 많이 발생하기 때문인데요. 물론, 강제추행은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는 게 중요한 요인입니다. 하지만 관련자들이 납득하기에는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거기에 ‘더하기 증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찰이나 검찰, 재판장으로서는 아무 증거 없이 누군가를 성추행범이라고 지목, 판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그러니 내가 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느냐, 못하느냐가 성패가 될 텐데요.

 

증거가 부족할 경우 피의자는 자신의 추행 사실을 부인할 테고, 오히려 무고 죄로 역 고발할 수도 있습니다. 피의자들이 “증거 있어”, "네가 봤어?”라는 말, 괜히 하는 말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가짜 미투’, ‘꽃뱀’이란 누명을 쓸지도 모를 일입니다. 피해자라고 해서 반드시 유리한 게 아닙니다. 증거가 필요합니다. 증거를 찾아내는 것, 그것만큼은 진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일입니다.

#국선 변호사의 한계

로펌의 블로그라고 해서 결론이 기승전 변호사 선임(?)이 절대 아닙니다. 누군가를 고소하고 합의 혹은 재판까지 가야 하는 낯선 상황에서 누군가 동행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당연히 마음이 놓일 겁니다. 힘들 때 옆에 있어준다는 것 자체가 위로가 되니까요.

변호사는 결국 그 일을 해결하는 사람입니다. 위로는 따라올 뿐, 변호사의 본분은 전 과정을 안전하게, 적절하게, 원활하게 진행하는 것입니다. 결국, 좋은 변호사를 만나는 일은 강제추행 피해자인 당신에게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국선변호인은 사건 하나당 20만 원의 수임료를 받고 한 달에 수십 건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물리적으로 의뢰인 하나하나에 신경을 쓸 수 없는 구조이며 이는 곧 퀄리티 낮은 법률조력으로 이어짐을 의미합니다. 낮은 법률조력은 결국 합리적이지 않은 금액으로의 합의, 혹은 가벼운 처벌로 이어짐을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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