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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 유포는 처벌받을 수 없다?

불편한 형사소송 이야기

by LEGALMIND-LAW 2020. 9. 29.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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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무서운 전염 속도로 인해 방역당국은 확진자 동선 파악에 애를 먹고 있는데요, 이와 더불어 방역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이 바로 코로나 19와 관련된 가짜뉴스입니다. '8.15 집회때 경찰버스에 시위대가 압사당했다." " 보건소에서는 특정 교회 사람은 무조건 양성 판정이라고 말한다." 등의 가짜뉴스들로 인해 방역업무에 심각한 방해가 된다고 판단한 경찰은 코로나 관련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재 가짜뉴스와 관련해 102건을 내사, 수사중에 있으며, 20일 기준 코로나 19 관련 허위사실 유포 사건 96건을 수사해 147명을 검거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허위사실 유포만으로는 형법상 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습니다.

허위사실 유포는 형법상 죄가 되지 않는다?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당연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므로 처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허위사실유포죄'라고 명문으로 정해진 죄목은 없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거짓말 등을 유포하는 것 자체는 처벌되지 않으며, 만일 그 거짓말로 인해 특정인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면 '형법상 명예훼손죄', 거짓말이나 가짜뉴스 등으로 공무를 방해했다면 '공무방해에 관한 죄'를 물을 수 있습니다. 또, 허위 사실로 인해 영업장에 손해를 입혔다면 '형법상 영업방해죄'에 해당합니다.

그렇다면 가짜뉴스와 같은 허위사실을 유포했을때 처벌이 가능한 법조항에 대해 알아볼까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

허위사실을 유포해 공무 집행을 방해한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가 성립합니다. 이는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그를 이용하는 것으로, 상대방이 모르고 있는 상태 또는 착오에 빠진 상태를 활용하여 그릇된 행위나 처분을 하도록 만들었다면 요건이 충족됩니다.

이는 반드시 공무를 방해받은 결과를 발생시켜야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며, 이러한 행위를 했다는 사실 자체로도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만우절날 연예인 A씨는 자신의 SNS에 자신이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며 거짓의 글을 올린 바 있는데요, 이 역시 허위 사실에 의해 공무원의 직무 집행에 혼선을 줄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에 해당하며 이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 부과 대상이 됩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업무방해죄

형법 제 314조 (업무 방해)

① 제 313조 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컴퓨터 등 정보처리 장치 또는 전자 기록 등 특수매체 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 1항의 형과 같다.

얼마전 언론에 현직 경찰관이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을 허위로 유포해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입건된 사안이 있었습니다. 업무방해죄는 '범죄의 고의'가 있어야 하고 특히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해당 경찰관은 착오로 인한 사실을 지인의 단톡방에 올렸다가 사건이 일파만파된 사례입니다. 이 경우에는 당시 지역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하더라도 법리적으로 범죄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반면 한 남성은 특정 병원에 대해 코로나 환자가 다녀갔고 곧 병원이 폐쇄될 예정이라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퍼뜨려 병원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8월에 집행유에 2년 선고를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업무방해죄는 범죄의 고의 또는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 정도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 307조 제 2항 명예훼손죄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정보통신망법 제 70조 제2항 명예훼손죄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누군가가 코로나 19 확진자라고 sns상에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

이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합니다. 만일 이러한 허위사실로 인해 피해자의 신용이 훼손되었다면 신용훼손죄를 물을 수도 있습니다.

우선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1. 공연성이 있어야 합니다. 공연성이란 3명 이상의 여러 사람 앞에서 해당 발언을 하였거나 또는 한 명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말을 옮길 가능성이 있는 타인에게 해당 발언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 2. 비방의 목적이 있어야 하고 3. 그 대상이 누구인지 특정되어야 합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 인터넷상의 허위사실 유포에 관한 처벌 강화 움직임

작년 40대 강사 곽모씨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최태원SK그룹 회장 동거인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려 명예훼손죄로 1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허위사실 유포가 끊이지 않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법 처벌이 미온적이라는 여론에 발맞춰,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는 작년 1월 15일 제 29차 전체회의를 열고 인터넷과 sns 에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최대 징역 3년 9월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양형기준안을 마련했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일종의 권고안이지만, 지금까지 선고된 형량의 평균치를 근거로 정보통신망을 통한 명예훼손 및 출판물 등에 대한 명예훼손에 대한 양형 기준을 징역 6월~1년 4월을 기본으로 하되, 징역 8월~2년 6월까지 가중하도록 했습니다.

여기에 피해 정도가 심하거나 가해자의 범행 동기나 수법이 나쁘면 그 정도에 따라 최대 3년 9월까지 선고할 수 있습니다.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신용훼손죄

제 313조 (신용훼손)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로써 사람의 신용을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 313조 신용훼손죄에서의 신용은 경제적 신용을 의미합니다. 즉 사람의 지불능력 또는 지불의사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말하는 것이죠. 이러한 신용은 명예훼손죄에서의 명예에 포함될 수 있는 개념이나 별도로 신용훼손죄가 있으므로 신용이 훼손된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공소시효는 7년입니다.

만약 자기가 말하고 있는 사실을 진실인 줄 알고 유포했을 경우에는 자신이 유포한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해 신용훼손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용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해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성립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겠습니다.

단 한 사람에게만 말했는데도 전파 가능성이 있다면 유포가 인정되어 신용훼손죄가 성립합니다. 판례는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은 물론 나아가 그 위험을 용인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구체적 상황 등 구체적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이라면 그 전파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해야할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2006. 12.7 선고 2006도3400판결 참조)

간단히 말하면 소문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고 말했다면 한 사람에게만 말해도 신용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19 확산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사람들의 불안감과 두려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를 틈타, 온라인상에 무분별하게 퍼지는 가짜뉴스를 아무생각없이 전달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코로나 19 방역을 방해하는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힌만큼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들을 무단으로 옮기는 행동은 삼가야겠습니다.

만일 해당 사안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면, 형사전문변호사와 신속한 상담을 통해 신중한 대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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